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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까지 정신분석과 행동주의는 심리학 접근법의 양대 산맥이었습니다. 행동주의자들은 인간의 행동이 다양한 환경적 자극에 대해 학습된 반응이라고 주장하였으며, 정신분석학자들은 인간은 자신의 무의식적인 욕구에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접근에서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1950년에 미국의 심리학자인 매슬로 (Maslow, 1908 ~ 1970)와 로저스(Rogers 1902 ~ 1987)는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무의식적 동기와 환경적 자극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발전시키면서 인본주의적 접근이 시작되었습니다.
인본주의적 접근에서는 인간의 자유의지, 자아개념, 자아존중감 및 자기 잠재력 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인간은 자기 삶을 변화시킬 능력을 갖춘 자율적인 존재이며 자기 삶에 통제력을 가진 존재라고 주장하였다. 인본주의는 개인의 주관적 견해나 경험에 따라 행동이 변화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개인이 자신과 자기 주변의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Rogers, 1951).
매슬로는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러시아에서 이주한 유대인의 일곱 자녀 중 첫째로 태어났습니다. 미국에 이주한 유대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매슬로의 부모도 열심히 일해서 빈민가에서 벗어나 중류층이 되었습다. 어린 매슬로는 유대인에 대한 이웃의 편견으로 외로움을 느끼며 성장했다. 그는 친구가 없었으며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부모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해 불행한 아동기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부모의 뜻에 따라 법학을 공부하였으나 1년 만에 그만두고 위스콘신대학으로 옮겨 심리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거기서 만난 버사와 20세에 결혼하였다. 결혼으로 매슬로는 소속감과 친밀한 관계를 경험하고 삶의 의미도 찾게 되었다. 처음에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왓슨의 행동주의 심리학이었다. 처음에 그는 행동주의가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었으나 애착 연구가인 할로와 함께 일하면서 실험심리학적 훈련과 함께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30년대 후반에 나치의 위협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프롬, 아들러, 호나이와의 지적 교류와 함께 첫아이의 출생을 통해 행동주의 관점에서 인본주의 관점으로 바뀌게 되었다.
매슬로는 심리학이 인간의 병리적인 측면보다는 건강한 본성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인간의 건강한 면을 이해해야 비로소 정신적으로 병든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며, 인간의 성격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매슬로의 신념이었다.
매슬로는 인간 각자는 자기 잠재력을 발달, 성장시키고 완성할 수 있는 본능적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았다. 매슬로는 인간이 균형을 유지하거나 좌절을 회피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기보다는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매슬로의 주요 공헌은 동기가 어떻게 위계적으로 구성되는가에 대한 분석과 건강한 성격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자아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다.
욕구 위계
매슬로는 인간은 자기 행동을 활성화하는 다섯 가지 욕구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감과 사랑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를 타고났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욕구라는 것이 그 자체로서 본능적이며 우리는 욕구 위계에 의해서 동기화된다고 제안하였다. 욕구는 본능적이지만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행동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며 학습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동은 사람마다 매우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다섯 가지 욕구는 위계적이므로, 개인은 하위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 그다음의 욕구에 관심을 갖게 된다. 즉, 생리적 욕구가 어느 정도 만족하여야 개인은 자신의 안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안전감을 달성하면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추구하게 된다. 사랑 욕구가 만족하면 존중받으려고 한다. 존중의 욕구를 달성한 후에, 우리는 궁극적으로 자아실현 (self-actualization), 즉 자기 잠재력을 충족시키는 과정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모든 욕구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욕구는 유기체의 생존과 유지에 관련된 생리적 욕구다. 즉,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음식, 물, 수면, 성 등에 관한 생리적 욕구는 다른 욕구에 비해서 가장 기본적이며 강력하다. 극도의 빈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생존 그 자체가 절대적인 관심사가 되며 이들에게는 먹는 것과 살아남는 것이 우선적 욕구가 된다. 이들에게 자아실현의 욕구는 꿈같은 이야기로 여겨지고 사치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생존의 문제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다음 욕구인 안전의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
안전의 욕구(safety needs)
질서 있고, 안정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유기체의 요구가 안전에의 욕구다. 안전 욕구의 만족을 위해서는 안전, 안정감, 보호, 질서, 그리고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가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생리적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다음으로 안전 욕구를 우선하여 갈망한다. 오랜 내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나 끊임없이 싸우는 부부싸움에 노출된 자녀들의 경우에 안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해 무척 불안한 심리적 상태이므로 자신의 신체적, 심리적 안정을 갈망하게 된다. 매슬로는 조직과 질서가 전혀 없는 지나친 허용은 오히려 아이의 안전 욕구를 위협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걱정과 불안을 야기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아이에게는 자유와 함께 그들이 대처할 정도의 제한이나 규칙이 있어야 한다. 생리적 욕구와 함께 안전의 욕구는 유기체의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belonging and love needs)
생리적 및 안전 욕구와 같은 유기체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가 어느 정도만 충족되면 사람은 소속감과 사랑에의 욕구를 갈망하게 된다. 인간은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 되면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고 특정 집단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이러한 소속과 사랑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초의 그리고 최소의 사회적 관계가 바로 가족이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해체 및 1인 가족의 증가는 사람들이 소속과 사랑의 욕구가 충족되기 어렵게 만들고, 이에 따라 현대인은 극심한 외로움 속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기 쉽다. 매슬로 역시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소속감 및 사랑의 욕구가 충족되기가 더욱 어려워짐을 지적하였다. 사랑을 주고받고 싶은 욕구는 다른 사람과의 긴밀하고 따뜻한 관계 속에서 충족될 수 있다.
존중의 욕구 (esteem needs)
개인이 소속감과 사랑 욕구를 충족하면 다음으로 자아 존중(self-esteem)의 욕구를 갖게 된다. 매슬로는 자아 존중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존중 욕구, 즉 자신으로부터의 존중과 타인으로부터의 존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자아 존중을 이루기 위해 개인은 유능감, 자신감, 숙달, 성취, 독립 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 (대개 부모나 형제, 동료 등)으로부터 자신의 유능감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자아 존중의 욕구를 충족시킨 사람은 자기 능력과 가치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만, 자아 존중이 결여된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아 존중이 결여되면, 삶의 여러 가지 문제에 맞설 수 있는 자기 확신이 부족하게 되고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이루기 힘들다. 참된 자아 존중은 자기 능력과 경쟁력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 위에 기초해야만 한다고 매슬로는 지적하였다.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과 함께 타인의 인정으로 자아 존중의 욕구가 충족된 개인은 욕구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
욕구 위계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은 자기 잠재력과 능력을 인식하고 충족시키는 것을 말한다. 자아실현은 개인이 지니고 있는 소질과 역량을 스스로 찾아내어 그것을 충분히 발휘하고 계발하여 자기가 목적한 이상(꿈)을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매슬로는 모든 인간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기 잠재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자아실현의 기회를 갖는다고 주장하였다.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사회와 자기 자신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둘째는 욕구 위계에서 하위에 있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며, 셋째는 가족 및 타인들과 친밀감을 느끼며, 타인과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현실적 자각을 갖추어야 한다 (Schultz & Schultz,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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